"내가 왕이 될 상인가?"
"관상은 사람의 얼굴로 운명을 보는 것입니다. 사람의 얼굴에는 삼라만상이 들어 있죠."
영화 관상, 어떤 내용인가요?
이미 영화 관상이 나온지 10년이 되었습니다. 2013년에 개봉한 영화인데 10년이 지난 지금 봐도 전혀 올드하지 않고 세련된 영상미와 내용으로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 줍니다.
감독 : 한재림
출연: 송강호, 이정재, 김혜수, 조정석, 백윤식, 이종석
관상의 배경은 계유정난입니다. 이 정난에 관상가가 개입되었다는 상상력을 더해 만든 픽션 사극 영화입니다.
주인공 내경(송강호)은 관상을 보는 사람입니다. 사람들의 관상을 보면서 짭잘하게 부수입을 얻었죠. 그러나 가문이 망하고 난 뒤네는 시골로 숨어 담비 털로 붓을 만들어 팝니다. 내경은 처남인 팽헌(조정석)과 아들 진형과 같이 살고 있죠. 진형(이종석)은 선비라면 무릇 과거시험을 봐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내경은 이런 아들을 말리며 반대합니다. 아직 철이 덜 든 처남인 팽헌은 진형을 응원하죠.
모두가 잠든 밤, 진형은 과거 공부를 하기 위해 편지를 남겨두고 집을 떠나고 내경과 팽헌은 모른 척 진형을 보내줍니다. 그러는 사이 한양의 유명한 기생 연홍(김혜수)은 자신의 기방을 좀 더 키우기 위해 내경과 팽헌을 찾아 한양의 자신의 기방에서 관상을 보고 같이 돈을 벌자고 유혹합니다. 내경과 팽헌은 고민했지만 진형이 한양으로 가기에 자신들도 한양에서 진형을 지켜보기로 결정하고 한양으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연홍의 기방에서 술을 진탕 얻어먹고 불공정 관상 계약을 한 내경과 팽헌. 쉴틈도 없이 관상을 보며 한양에서 유명세를 얻었습니다. 유명해진 이들은 김종서(백윤식) 대감을 만나 인재를 등용하는 자리에서도 관상을 보게 됩니다.
한편, 왕실에서는 어린 단종이 왕으로 즉위하였지만 어리고 힘이 없습니다. 단종의 자리는 수양대군이 탐내고 있죠. 수양대군이 등장하는 씬은 정말 유명합니다. 극 중반에 수양대군이 나오는데 거친 늑대의 기운이 뿜어져 나오죠. 음악마저 등장씬에 너무나 잘 어울렸기 때문에 한 장면 만으로도 그의 잔혹함과 위압감, 존재감이 확실하게 드러나는 장면입니다.
김종서 대감은 이러한 수양대군을 몰아내고 단종의 자리를 지키려하고, 이에 내경과 팽헌도 힘을 보태기로 합니다. 단종이 관상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내경, 연홍, 팽헌 일행은 수양대군이 잠이 든 사이 그의 이마에 점을 하나 더 찍어 '역모의 상'을 만들어 버립니다. 단종은 이걸 보고 수양 대군을 경계하게 되고, 수양대군을 몰아내려는 거사를 계획합니다. 그러나 이 거사 전 수양대군의 수하인 한명회(김의성)의 계략으로 과거에 합격한 내경의 아들, 진형의 눈을 멀게 만들어 버립니다.
이 계략을 김종서의 계략으로 오해한 팽헌은 수양대군에게 가서 김종서의 거사 계획을 고발해버리고, 내경은 이를 알고 급히 김종서에게 가지만 이미 일은 벌어졌습니다.
영화 관상의 결말
이미 10년이 지난 영화라 결말을 말해도 스포일러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결국 진형은 수양대군의 화살에 맞아 죽게 됩니다. 이후 팽헌은 자신의 잘못을 후회하며 혀를 잘라버리고 내경과 한양에서 멀리 떨어진 바닷가에서 조용히 살기로 합니다. 한명회는 다시 내경을 찾아와 관직에 올라 관상을 봐달라고 하지만 내경은 완곡히 거절하고, 대신 한명회의 관상을 봐줍니다. 끝이 좋지 않고, 목이 잘릴 팔자라고 말하죠.
내경의 신통한 관상을 잘 알고 있는 그는 이 말을 듣고 죽을때까지 두려움에 떨게 됩니다. 죽을 때까지 목이 잘리진 않았지만, 연산군의 집권 시 죽어 시체가 된 한명회는 무덤에서 꺼내져 목이 잘리는 '부관참시'에 당합니다.
영화 관상, 해외 반응은 어떨까?
사실 관상을 본다는 개념 자체가 해외에서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계유정난의 배경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어 극 전개가 어렵거나 지루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고전적인 숨결을 가지고 있지만 서양 관객에게는 다소 순진하거나 느린 속도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관상이 사람의 영혼을 드러낼 수도 있고 누군가의 운명이 자신의 얼굴에 새겨져 있다는 아이디어가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 처음에는 유머러스한 장면이 있었지만 나머지는 진지한 톤으로 쓰여지면서 아름다운 장면들이 이어졌습니다. 예상 가능한 전개이지만 충분히 빠질만한 내용입니다.
- 촬영과 연기는 모두 만족하였습니다만 때로는 과도하게 극적인 음악, 너무나 관대한 편집에는 약간 실망하였습니다. 영화 길이도 2시간 정도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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